못 없이 제작하는 짜맞춤 가구와 소품

J. Kuhn J. Kuhn
Lounge Chair MC 205, Nordwerk Design Nordwerk Design Commercial spa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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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전통 목조건축 및 목가구는 접착제나 쇠못 등 결속 부속품 없이 나무와 나무를 맞물려 짜 맞추는 결구 방식을 사용한다. 이음,맞춤, 쪽매로 구분되는 전통 결구 법은 나무의 팽창, 수축으로 인한 가구 손상에 대비한 기법으로, 구조적으로 견고하고 튼튼할 뿐 아니라 아름다운 조형미를 보여준다. 또한, 인위적이고 작위적인 면을 배제하고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는 전통의 미 사상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오늘날, 결구 법은 전통적인 디자인이나 소재에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장르를 개척해 나가고 있다. 특유의 장점은 살리고 고전적인 틀은 벗어남으로써 현대적이고 세련된 가구와 오브제의 제작 기법으로 활용된다. 오늘은 전통 결구 방식으로 제작된 현대적인 가정 용품 아이디어를 살펴보고 그 자연스럽게 맞물리는 짜임새의 매력에 빠져보자.

열 십(十)자 결구 의자

돌 (Dol), NEN NEN Living room Stools & chairs

나란히 홈이 나 있는 여러 개의 판들을 열 십(十)자로 맞물리도록 끼워 맞춰 제작한 의자이다. 아랫부분은 평평한 모양으로 제작해 안정적으로 받치는 역할을 하고, 윗부분은 가볍게 패이는 곡선 모양이기 때문에 그 위에 앉았을 때 신체의 굴곡과 맞춰져 편안하다. 부드럽게 감싸는 측면은 납작한 판들의 끼워 맞춰진 의자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매끄럽고 볼륨감 있는 모습이다.

DIY 철재 모듈 가구

결구 기법을 꼭 목재에만 활용할 필요가 있을까. 국내 모듈 가구 브랜드인 THE THING FACTORY에서는 각각의 모듈로 개인이 직접 제작 가능한 DIY 철재 모듈 가구를 선보였다. 얇으면서도 강도가 센 철재를 사용해 미니멀한 스타일의 모던미를 담은 제품이다. 기본 틀을 벽에 설치한 후 선반 역할을 하는 철재 판을 홈에 맞춰 끼워 넣는 방식이기 때문에 소비자의 취향과 필요에 따라 규모와 형태를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다.

장식용 오브제

채색한 자작나무 합판을 말 형태로 서로 끼워 만든 장식용 오브제이다. 제각각 다른 형태의 작은 평면 조각들이 서로 맞물리고 얽히면서 입체적인 형태를 완성하는 아이러니함이 매력적인 제품이다. 말은 매끄럽고 볼륨감 있는 근육이 아름다운 동물이다. 그 특성을 살리기 위해 전체 라인을 섬세하고 디테일하게 제작했다. 사이즈와 소재를 변경할 수 있어서 다양한 공간에 다양한 느낌으로 활용 가능한 장식품이다.

결구 방식 테이블

결구 방식으로 제작된 이 테이블은 다리 부분에 보이는 작은 유닛들이 맞물리면서 만들어내는 자연스러운 결이 인상적이다. 전체적으로 간결하고 수수한 모습에 다리 부분의 결합 부분이 선명하게 드러나며 장식적인 요소를 더한다. 단순히 큰 테이블 다리 하나가 상부 판에 고정되는 구조가 아닌, 여러 개의 유닛이 방사형으로 결합하는방식이고 세로 방향의 다리에 네 번에 걸쳐 가로 고정판을 끼워 넣음으로써 견고함을 높였다.

친환경 종이 의자

목재와 철재를 넘어 이제는 재활용 종이다. 원판지에 파형의 골심지를 접착제로 붙여 만든 판지를 재단한 후, 모든 홈이 각각 다른 판지의 홈과 맞물리도록 끼워 맞춰 제작했다. 판지는 유연성과 탄성이 좋으며 비교적 적은 무게의 재료를 사용하면서도 높은 압축강도를 나타내는 소재이다. 이에 결구 방식으로 내구성을 더해, 일반적인 가구로 사용해도 손색이 없는 섬세하고 체계적인 친환경 종이 의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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